최근 헤드폰에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것은 대개 추가 배터리를 요구하거나 USB포트 등이 달려있어서 이를 이용해서 각종 주변 소음을 막아냅니다.


그런데 이런 기능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이것이 대체 어떤 원리로 만들어지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심지어 노이즈 캔슬링은 그저 방음벽과 같은 원리겠거니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아주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배터리나 추가 전원은 왜 들어가는지 모릅니다.


사실 주변 소음을 제거하는 방법은 두가지로 나뉘어집니다.


1. 완전 차폐를 하여 주변 소음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방법

  - 방음벽이 이러한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주변 소음을 흡수해버리지요.

  - 그리고 커널형 이어폰들이 최대한 차폐를 하여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물건들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방식도 당연히 한계가 있습니다. 귀를 틀어막게 되면 귀에 강한 압력을 가하게 되고 이는 귀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그래서 커널형 이어폰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2. 역파장을 계산하여 이를 통해 캔슬링을 하는 방식


  - 이것이 바로 추가 배터리와 전원을 요구하는 이유입니다. 무슨 소리냐면 같은 2000Hz의 소리라도 파장이 180도 다른 두 소리를 합한다면


 sin(n)+sin(n+180°)=0


이를 이용해서 주변 소리와 반대되는 파장을 만들어 스피커로 보냄으로서 해당 소리를 듣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를 계산하는 시간이 너무 느리면 180°의 파장이 아닌 애매한 소리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스피커의 반응 속도에 맞춰서 튜닝을 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것이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의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칩니다. 요즘은 그나마 계산 속도가 빨라져서 낫다고 합니다.


특히 좀 가격이 싼 물건은 너무 저음의 소음이나 너무 고음의 소리는 막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00Hz 이하의 소리를 검출하기 위해서는 못해도 1/2000초 즉, 0.5ms 이상의 샘플링시간이 필요한데 0.5밀리초 이후에 소리가 난다는 것은 이미 캔슬링되지 못하고 귀에 들어갔다고 봐야합니다. 캔슬링의 의미가 없지요. 너무 고음의 소리는 180도를 정확히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파장이 굉장히 빠르기 때문입니다. 잘못해서 90도로 만들어진다면...


sin(n)+sin(n+90)=2sin(n)


없애기는 커녕 도리어 소리가 커지게 됩니다.


보통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가 20~20000Hz정도이고 이것도 나이가 어린 경우에만 가능한 것이니 대부분 사람들은 100~18000Hz정도로가 생각해야 할 겁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14000Hz 이상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귀가 망가져서 싸구려 스피커를 써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귀가 좋은 사람들은 18000Hz를 듣는다고 하더군요. 이런 노이즈 캔슬링을 하려면 이러한 웅웅대는 소리도 막아야 하는데 180도 위상의 소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진동판의 성능을 고려해서 만들어야 합니다.


무슨 소리인고 하니 아무리 가볍고 빠른 반응속도의 진동판을 쓰더라도 반응 속도에 따른 딜레이가 발생되고 이를 고려해서 반대 위상을 그냥 만들면 안 되는 것이지요. 특히 진동판의 고유 진동수에 멀수록 반응 속도가 늦어진다고도 합니다. (고급 스피커의 경우 저음용과 고음용으로 나누는 이유)


골치 아프죠?


사실 그래서 요즘은 1번과 2번을 같이 사용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물리적으로 진동판의 반응속도가 느린 주파수는 차폐를 하는 방식을 쓰고 동시에 진동판의 고유 진동수에 가까운 주파수는 반대 파장을 만들어서 진동판에 같이 뿌리는 겁니다. 


물리적 차폐가 어느 정도 막아주면 사람 말소리와 비슷한 주파수(2000~12000Hz)는 반대 위상으로 막아내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것도 완벽하지는 않겠지요. 그래서 완벽에 가까운 성능이 좋은 물건일 수록 미친듯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겠지요.


이래서 오디오가격에 비싼돈을 바르는 사람들은 그냥 바르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P.S 그런데 오디오에 관심이 많은 사람치고 주파수와 푸리에 변환같은 수학적인 것에는 문외한인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아직도 DAC를 거치기 전 디지털 신호의 손실이나 FLAC 음원의 손실 같은 소리를 하는 것을 보면 웃음밖에 안 나옵니다.


최근 잡음 제거로 고생을 했는데 잡음을 제거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그냥 다른 소리로 안 들리게 묻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발상이지만 최소한 듣기 싫은 소리를 빼는 것에는 성공을 했지요. 이러한 꼼수들이 사실은 각종 오디오 기기에서 말하는 노하우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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