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리눅스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라고 물어보면 100중 30정도는 "안다"라고 하지만, 사실은 리눅스가 그저 까만화면에 커서 깜빡이는 그런 텍스트기반의 OS인줄 아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리눅스 데스크탑의 점유율은 그저 1%남짓입니다. 

사실 이렇게 되어버린 원인 중 하나는 리눅스의 어마어마한 배포판의 수도 문제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참고: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1/1b/Linux_Distribution_Timeline.svg

리눅스 배포판의 타임라인입니다. 2012년 기준이니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배포판이 만들어져서 배포되고 있을 겁니다.

그렇기 떄문에 리눅스용 프로그램중 오픈소스가 아닌 경우 우분투나 레드햇 같이 메이저한 배포판을 제외하면 "동작하지 않도록 만든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동작하지 않게 만든 것이 아니라 라이브러리나 기타 다른 이유로 인하여 "동작하지 않은 것"에 가깝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한글2008입니다. 이제는 지원도 안 해주는 버려진 OS인 아시아눅스만이 한글2008이 정상적으로 동작합니다. 우분투에서 동작하는 팁 들이 인터넷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지만  우분투의 버전이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아시아눅스와 차이가 생기면서 이것저것 문제가 생겼습니다.(다른 것보다 프린터 문제가 가장 시급합니다.) 한글과컴퓨터가 한글을 새로운 라이브러리에 맞춰서 다시 컴파일하면 되기는 되겠지만 그렇게 해 줄 리가 없겠지요. 만약 아시아눅스가 지금까지 개발되고 있었어도 한글2008이 우분투나 다른 배포판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시아눅스는 아시아눅스 나름의 라이브러리를 이용해서 만들어진 배포판이니까요.

상황이 이러니 리눅스 용 상용 응용프로그램은 거의 전무한 실정입니다. Steam에서 리눅스용 게임을 상당히 많이 팔고 있기는 하지만 엄연히 말하자면 이마저도 리눅스용이라기 보다는 우분투용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습니다. Valve에서도 우분투에 최적화된 상태로 배포한다고 했으니까요. 페도라에서 Steam과 Steam 플랫폼의 게임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영상이 보이지만 Valve의 공식입장은 아닙니다. 페도라와 우분투의 차이가 라이브러리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서 작동하는 것이지 한글2008같이 차이가 벌어지면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들 리눅스 데스크탑의 실패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배포판의 다양함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얼핏 들으면 맞는 말 같습니다. 배포판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할 때 테스트 장비가 많이 필요하고 개발비가 더 올라간다고 합니다. 이와 비슷한 일이 안드로이드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드로이드는 그렇다고 개발비가 어쩌고 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점유율이 상당히 높고 그만큼의 개발비가 회수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가 되는데 배포판의 다양함이 문제라고 한다면 우분투나 페도라 어느 하나의 배포판을 기준으로 개발하고 테스트하면 됩니다. (바로 위에서 예를 든 한글2008이 이런 식으로 개발되어졌고 그래서 지금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배포판에는 안 팔면 됩니다. 하지만 리눅스 데스크탑의 점유율은 다 합쳐봐야 1% 뿐. 돈이 안 되니까 개발비 운운하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발비가 회수가 안 되니까요.

이렇게 배포판의 파편화가 문제라고 했지만 리눅스의 장점도 또한 이 다양함이라는 것도 참 아이러니 합니다. 선택의 폭이 넓으니 이걸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겁니다. OSX는 선택의 폭이 참 좁은 OS입니다. 오로지 애플하드웨어만 이용할 수 있으며 인터페이스는 오로지 OSX 본연의 것만 사용 가능합니다. 윈도우는 반대로 레거시 하드웨어까지 지원하는 괴랄함의 극치를 보입니다. 하드웨어의 선택이 상당히 넓으며 최근 윈도8의 인터페이스가 마음에 안 든다고 별도의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시작메뉴를 되살리기까지 합니다. 리눅스는 윈도와 OSX 어디에 가까울까요? 그리고 윈도와 OSX 어디가 더 성공한 OS인가요? 제가 생각하기에 리눅스는 OSX보다는 윈도에 훨신 더 가까워 보이는데요. 결국에는 어느 한 배포판이 윈도 수준의 점유율을 먹지 않는 이상 이 문제는 해결될 것 같지는 않네요.

그리고 리눅스라는 것도 엄연히 말하자면 그저 커널의 이름일 뿐입니다. 저 수많은 배포판들을 보면 리눅스는 정말 많은 수를 가진 OS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하지만, 저건 그저 리눅스를 이용한 OS들일 뿐입니다. 흔히들 리눅스/윈도우/OSX 가 3대 OS라고 합니다. (데스크탑에 한해서 리눅스는 너무 적은 수준이긴 합니다.) 하지만 저는 리눅스는 그저 커널 이름일 뿐이고 각 배포판은 다른 OS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면 각각의 OS점유율이 정말 처참할 정도로 박살나 버리기는 하지만 각 응용프로그램을 어떻게 개발해야할 것인지 알 수 있게 됩니다. 막말로 "안드로이드와 우분투가 같은 OS인가?" 이와같은 질문의 답은 모두 다 "아니오"일 것입니다.  같은 커널을 썼지만 다른 OS취급을 하듯이 우분투와 페도라도 다른 OS이고 우분투기반인 리눅스민트와 우분투도 다른 OS취급을 해야 할 겁니다. 이러면 파편화 때문에 리눅스는 망했다? 절대로 그렇게 생각 못합니다. 리눅스가 망한 것이 아니라 해당 OS가 망한것입니다. 왜냐하면 점유율이 바닥이라서 그렇습니다. 간단한 문제이네요.

아치리눅스, 우분투, 페도라, 오픈수세, 데비안, 기타 다른 리눅스 배포판들. 어느 하나의 배포판만이 성공해야 "파편화"라 불리우는 "OS난립"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는 절대로 될 수 없을 겁니다. 당연하게도 그것이 리눅스의 장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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