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DS는 스마트폰 시대 이전의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 중 하나였습니다. 그 당시 제 기억으로는 이나영와 장동건이라는 걸출한 스타의 CF를 통해서 홍보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때 정말 NDSL이 어마어마하게 팔려나갔습니다. 아 NDS가 아니라 NDSL이요. 닌텐도코리아를 통해 들어온 닌텐도DS는 NDSL입니다. 닌텐도DS 시리즈는 "휴대용 게임기의 강자는 역시 닌텐도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는 충분했습니다. PSP가 훨씬 더 성능이 좋고 많은 기능들로 무장했었지만 장동건과 이나영을 앞세운 마케팅효과가 정말 주요했습니다.


하지만 닌텐도DS들은 어느 날 뜻하지 않은 경쟁자를 만나서 거리에서 모습을 감추기 시작합니다. 다름아닌 아이폰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들이 등장하면서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아니, 이미 NDS와 NDSL, 그리고 NDSi는 수명이 끝나가고 있었다고 봐도 상관없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사라졌다는 느낌일까요? 스마트폰들이 NDS시리즈를 밀어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NDS는 스마트폰에는 없는 정말 재미있는 게임들이 많았고 지금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NDS를 들고 다니는 것은 조금 무거운 느낌이 듭니다. 주머니에 들어가는 스마트폰이 있는데 NDS는 그에 비하면 너무 두껍다는 느낌입니다.


이런 NDS를 스마트폰을 대신 할 수 있게 만든 것이 바로 이번에 소개할 NDS에뮬레이터인 nds4droid와 Drastic입니다. 특히 Drastic은 스마트폰에서의 속도 문제를 해결한 에뮬레이터라 비싼 가격에도 어마어마한 양을 팔았습니다. 한 때 플레이스토어 다운로드 수 1위까지 갔었으니까요. nds4droid는 현재 가장 PC에서 호환성이 좋다는 DeSmuME를 기반으로 만들어져서 호환성 하나는 기막힙니다. 거두절미하고 바로 이야기 해보도록 하지요.


nds4droid는 오픈소스로 만들어진 DeSmuME의 소스코드로 만들어진 에뮬레이터입니다. 사실 이전에 NDS에뮬레이터 중에 no$gba라는 에뮬레이터가 있었습니다만, 업데이트가 워낙 안 되어서 이를 밀어내고 신흥 강자로 우뚝 선 에뮬레이터입니다. NDS게임을 PC에서 하겠다면 DeSmuME로 굴리는 것이 당연한 수준이지요. 호환성도 가장 좋고 속도도 상당히 괜찮습니다. 포켓몬스터 시리즈같이 유명한 게임의 경우에는 별 문제 없이 된다고 봐도 됩니다.


DeSmuME로 포켓몬스터 시리즈 정도는 별 문제없이 잘 돌아간다. 이 에뮬레이터를 안드로이드에 포팅하면? 스크린샷은 포켓몬스터-화이트2


약간 나온지 지난 물건은 필터까지 적용해서 깔끔한 화면으로 충분히 돌릴 수 있는 수준. 스크린샷은 포켓몬스터-하트골드


PC에서도 상당한 호환성을 보유한 에물레이터이고 오픈소스이기까지 한 물건이니 당연하게도 이를 안드로이드에서 돌리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지요. 그리고 이윽고 nds4droid란 이름으로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됩니다. 사실 NDS에뮬레이터는 이전에도 상당히 많은 수가 플레이 스토어에 등록되었는데 가짜가 반이고 호환성 꽝이 나머지 였습니다. 되기는 되어도 1~2fps나올까말까한 수준이었지요. 그런데 nds4droid는 느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15fps는 나와주었습니다. 실기에 비해 상당히 답답하기는 해도 못 할 수준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포켓몬스터 블랙,화이트 이후 시리즈는 좀 힘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돌아가주며 희망을 보여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오픈소스인것도 한몫했습니다."NDS게임들이 스마트폰에서 돌아갈 날이 얼마 안 남았구나"라면서요. 그렇게 nds4droid를 통해 안드로이드 환경에서 NDS게임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게됩니다.


nds4droid로 포켓몬스터 블랙버전을 돌린모습 Nexus7 2011년형으로 돌린 것인데 타이틀에서 12fps이 나온다. 못할 수준은 아니지만 답답한 면은 있다.


nds4droid가 호환성을 확보하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준 후, 어느 날 갑자기 플레이스토어에 갑작스런 핵폭탄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 이름이 바로 Drastic입니다. 6000원이라는 상당한 가격임에도 판매량이 어마어마했고, 별5개가 마구 쏟아지는 그런 어플리케이션이 나온 것입니다. 그 이유가 지금까지의 에뮬레이터의 추종을 불허하는 어마어마한 속도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냥 실기 그대로의 속도를 보여주며 포켓몬스터, 마리오, 젤다같은 NDS게임들을 별 무리없이 돌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심지어 실기와 비교해도 속도 차이가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이는 NDS에뮬레이터계의 거의 혁명 수준이었습니다.


Drastic의 타이틀 화면 군더더기없이 깔끔하다.


하지만 속도에서 혁명을 보여준 Drastic은 초기엔 호환성 문제가 많이 터졌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포켓몬스터 블랙/화이트버전에서 갑작스런 백화현상이 일어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당연하게도 해결되었지만 이 백화현상을 피하기 위해서 nds4droid로 세이브파일을 옮겨서 백화현상이 일어나는 구간을 지나간 뒤에 다시 Drastic으로 세이브 파일을 옮기는 등의 술수를 이용했습니다. 이외에 제가 직접 겪었던 문제로 날짜가 마구 헝클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저는 최근

에도 겪었습니다. 7월인데도 배경은 겨울로 인식이 되더군요. 남반구로 인식이 된 것인지 해결이 아직 완벽히 안 된 듯 합니다.)하지만 개발자가 열의를 가지고 개발을 하고 있고, 사람들도 계속 구입 중인 것을 보면, 이런저런 문제는 해결될 듯 합니다.

하지만 Drastic은 큰 문제를 하나 안고 있습니다. 바로 오픈소스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PC에서 no$gba가 대세였다가 몰락 하게 된 이유는 no$gba가 클로즈드소스이면서 업데이트가 끊기는 바람에 오픈소스인 DeSmuME에게 밀린 것입니다. Drastic도 갑자기 업데이트가 끊길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개발자가 만약 업데이트가 어렵다면 오픈소스로 전환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판매량을 보면 그럴일은 거의 없을 것 같고, 개발자측에서 양심을 믿고 계속 개발해주기를 바래야 합니다. 두번째 문제로 닌텐도의 태클로 플레이스토어에서 추방될 수도 있습니다. NDS이전에 GBA에뮬레이터들이 플레이스토어에서 추방당한 전력이 있기에 이는 가능성이 정말 농후합니다. Tiger에뮬레이터도 당시에 정말 많은 게임기들을 지원했고 상당한 다운로드수(Tiger에뮬레이터들은 무료버전이 있었습니다.)를 보유했지만 그냥 전부 다 퇴출당하고 구글링을 통해서 구할 수밖에 없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오픈소스라면 소스코드가 남아있고 git을 통해 다운로드 받아서 쓸 수 있기 때문에 사라질 염려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nds4droid도 아직 플레이스토어에 남아있고 Drastic도 무사히 있는 것을 보면 닌텐도에서도 그냥 NDS시리즈는 포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때 대숙청되었던 GBA에뮬레이터도 다시 올라와 있는 것을 보면 닌텐도에서 그냥 태클 걸기를 포기 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닌텐도가 마음이 바뀌어서 언제 구글에 언제 갑자기 태클을 걸지도 모르지요.


nds4droid는 Drastic의 등장으로 갑자기 위축되었다는 느낌이 들지만 반대로 Drastic으로 인해 nds4droid의 성능을 향상 시킬 수있는 가능성을 발견 한 듯한 느낌이 듭니다. 사실 Drastic이 발전하는 것은 발전하는 것이지만 nds4droid가 발전하는 것이 사용자들에게는 더욱 좋습니다. 일단 무료인데다가 오픈소스라서 플레이스토어에서 사라져도 구하기가 쉽거든요. 개인적으로는 nds4droid를 응원하고 있습니다만, Drastic이 너무 좋아서 계속 Drastic을 이용하게 되네요.


이상으로 Drastic과 nds4droid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사용방법이야 굳이 따로 알려주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믿고 단순한 고찰만 했습니다. 어차피 플레이스토어에도 나와있고 도움말만 읽어봐도 다 나와있으니 그대로 하시면 되니까요. 이 에뮬레이터 이야기 시리즈는 그냥 에뮬레이터에 대한 역사(?)와 고찰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블로그에만 가도 자세히 나와있는데 제가 굳이 알려드릴 이유는 없을 것 같으니까요.


다음 이야기는 PSP에뮬레이터 PPSSPP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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