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동안 무슨짓을 했냐고 하신다면 먹고살려고 발버둥 쳤다고 밖에는 말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먹고 살려고 하는 짓이라고 해도 그게 결국 먹고 살게 되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결국 발버둥에 그친다면...?


아무튼 그렇고 그런 발버둥이 있었습니다. 아직은 먹고 살만은한데 이러면 언젠가는 굶어 죽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아직까진 희망은 있으니 그렇다고 해둡시다.


최근 Python가지고 이런저런 장난을 또 치고 있었습니다. 이 장난의 결과에 대해서는 나중에 제대로 올릴 예정인데 Python이란 언어가 재미있으면서도 선택의 기로에 섰다는 기분이 다분히 들고 있습니다.

사실 Python 홈페이지(https://www.python.org)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두 가지 버전을 구할 수 있지요. Python 2.7과 Python3.x입니다. 그냥 쉽게 말해서 Python2와 Python3로 나뉘어진 셈인데 Python2는 2.7버전을 끝으로 더이상의 업데이트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것도 2010년이었네요. 하지만 그 이후로도 2.7은 계속 쓰였고 아직까지도 2.7을 사용하는 프로그램들이 꽤나 있습니다. 사실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닌게 Python3는 초기에 엄청 느렸습니다. 벤치마킹을 하면 Python2가 20%~50%정도 더 빨랐거든요. Python2와 Python3는 사실 겉으로보면 거기서 거기지만(80%정도 코드 재활용이 가능했습니다.)내부는 완전히 달라져서 Python3는 현대의 패러다임에 맞춰서 설계를 다시한 물건입니다.


이후 Python3는 2017년 지금 현재 상당한 성능개선이 이루어졌고 현대 하드웨어에 맞추어서 만들어졌으므로 Python2.7에 비해 효율도 상당히 개선되었습니다. 하지만 Python3초창기에 질렸던 사람들이 2.7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Python3의 개선점이 알려지며 많이 3.x로 교체가 이루어졌고 유명라이브러리는 3.x가 당연히 지원이 되고 있지만 문제는 개인 혹은 사내에서 사용하는 라이브러리가 아직까지도 2.7로 만들어져있는 경우가 많아서 2.7을 보안업데이트를 제외한 기능업데이트는 없다고 밝힌 지금까지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Python이 제일 많이 쓰이는 곳은 어딜까요?

당연하게도 각종 서비스용 서버프로그램입니다. DB를 sqlite를 쓰고 Python으로 DB관리를 하면 굉장히 쉽게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외에도 모든 웹과 온라인 서비스를 Python으로 처리하는 경우도 많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서비스들이 2.x로 작성된 경우가 많아서 python3로 못 넘어간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여러가지를 들 수 있지만 제일 큰 문제는 비용문제입니다.


사실 python2에서 python3로 넘어가는 것은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닙니다. 코드의 80%가 재활용이 가능하고 대다수 라이브러리가 3.x호환이 되게끔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져서 약간의 노력만 하면 Python3로의 전환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존의 Python2기반의 서비스를 Python3로 전환하면서 몰랐던 버그가 발생할 수도 있고 (python2와 달리 python3는 무조건 유니코드기반이라 cp949를 기반으로 짰으면 고생길이 열리게 됩니다.) 충분한 테스트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서비스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에 이에 고민을 하는 것입니다. 그럴거면 일단 2020년까진 버티기로 버티고 그 다음 Python3로 넘어가도 늦지 않다는 생각을 가진것으로도 보입니다. 


사실 테스트? 조금 시간들이고 비용을 조금만 들이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디버깅제대로 안 하고 서비스하다가 망한 것이 어디 한 두가지입니까? 원래 디버깅은 모든 개발에 필수코스입니다. 그건 서비스를 하는 중에도 이루어져야합니다. 그럼 지원기간까지 버티다가 전환하는 것은요? 우리는 WindowsXP를 떠올려야합니다. WindowsXP는 연장지원 2년을 통해 일종의 유예기간을 가졌지만 전환을 늦게하는 바보짓을 하는 바람에 한동안 혼란을 겪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NPAPI지원도 크롬에서 지원을 끊겠다고 발표를 했음에도 이를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크롬의 NPAPI지원코드가 완전히 삭제되고 나서야 부랴부랴 PPAPI로 전환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엉망이라는 느낌입니다.)


Python2.7의 지원기간은 3년정도 남았습니다. 생각보다 길다고 느끼실지도 모르지만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갑니다. 그리고 Python3의 성능이 Python2보다 더 좋아졌음이 밝혀진 지금 이젠 성능핑계도 댈 수가 없게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2.7을 고수하시겠다면...?


당신은 그저 과거의 향수에 젖어 현재를 보지 못하는 늙다리일 뿐입니다. 개발자가 늙다리같은 생각에 빠져있다면 그 프로젝트는 이미 망한 프로젝트인 것이지요.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프로젝트 이제는 Python3로 시작해주세요.


P.S 우분투도 그동안 라이브러리 문제와 일부 프로그램 때문에 Python2.7을 기본탑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16.04이후로는 기본 탑재프로그램들이 Python3.5를 지원하고 있어서 Python2대신 Python3.5를 기본 탑재했습니다. 물론 Python2.7을 설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장소에서 python2.7이 사라질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때가 되면 python명령은 python2.7이 아닌 python3를 실행하는 명령이 되겠지요.


P.S2 업데이트가 굉장히 빠르기로 유명한 Arch는 python명령을 쓰면 Python3가 실행된다고 합니다. 버전업도 빠르기 때문에 무조건 최신버전이 뜨는 것이지요.

만약 아치를 쓰시는 분이 계신다면 터미널에서 python --version 명령을 쳐보세요.


P.S3 사실 이 글은 제 자신한테 하는 말입니다. Python으로 장난을 치는데 저도모르게 Python2스타일로 코딩을 하고 있더군요. 무의식적으로 Python2가 손에 너무 많이 익어버린 것 같습니다. 나름 의식하고 코딩을 하고 있지만 익숙함에서 나오는 그것은 정말 무서운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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