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잡담입니다.

 저는 기계설계공학과 대학원에 재학중입니다. 그러면서 우분투계열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제가 우분투(가 아니라 사실은 리눅스민트)에서 CAD프로그램을 별 문제없이 실행시키고 쓰는 것을 보면서 리눅스라는 것은 어려운 녀석이 전혀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런데 리눅스를 쓰는 것보다 그 위에서 돌아가는 CAD프로그램이 훨씬 더 전문적인 프로그램입니다. 그리고 숙달이라는 것이 필요한 물건이기도 합니다. 즉, CAD가 리눅스보다 어려운 물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어렵고 전문적인 도구들은 상대적으로 쉬운 것들보다 사실상의 약속이 참 잘 되어있습니다. 엄연히 말하자면 2DCAD시장을 AutoCAD가 장악하기는 했지만 DraftSight등의 제품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고, 3DCAD는 너무 많아서 춘추전국시대 수준입니다. 그런데 어떠한 제품을 쓰든 회사 간 협력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3D를 사용하든 2D를 사용하든 CAD같은 놈은 전문가용 도구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전문적인 도구들은 표준화가 되어있거나 사실상의 표준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것을 이용하는 것은 어떠한 도구를 사용해도 문제가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그 표준을 사용하길 권장합니다. 보통 2D는 DXF,DWG형태로 교환하고, 3D는 IGS, STEP형태로 교환합니다. 표준이거나 사실상의 표준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모든 도구들이 다 지원합니다.


그런데 비전문적인 곳으로 내려오면 표준이 무시되고 별 생각없이 파일 교환을 하고 있더군요. 대표적으로 문서 같은 것은, 표준화가 안 되어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doc와 hwp가 날아다닙니다. doc야 지원프로그램이 상당히 많으니 큰 문제는 없지만(레이아웃이 깨지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hwp는 오로지 한/글만 지원합니다.


제가 위에서 리눅스는 쉬운 물건이라고 그랬지요? 실제로 리눅스는 우분투를 필두로 굉장히 쉽게 쓸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문적인 도구들도 리눅스에서 설치하기 쉬워지고 있습니다. 비록 Wine 등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그래도 상당히 쌩쌩하게 잘 돌아가는 편입니다. 그리고 표준화가 된 포맷이라면 리눅스 네이티브 프로그램들이 지원한다고 보실 수 있습니다. 전문적인 도구일 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 확실해집니다. 표준이 있으니 이 표준을 쓰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hwp는? 전문적인 도구라고 보기에는 좀 모자라 보이는 것이 현실입니다. 어렵다면 어렵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CAD보다야... 그런데 너무 표준이 무시당하고 있더군요. 현재 한국 표준 문서 포맷은 ISO를 따라서 PDF와 ODF입니다. 그런데 보통 문서를 받으면 hwp가 덜렁 나오기 일쑤입니다. 심지어 hwp는 한/글을 구입해야 쓸 수 있지요. doc는 구글독스나 리브르 오피스 등을 이용하면 무료로 편집이 가능하지만 hwp는 회사에 돈을 내야지만 편집이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위에서 리눅스위의 CAD를 보며 리눅스는 쉽다 느낀다는 이야기를 했었지요? 그런데 리눅스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CAD보다 쉽다고 하는 hwp입니다.저 쉬운 놈이 리눅스를 어렵게 느끼게합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표준이 있다면 표준을 사용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졸면서 쓰다보니 두서없이 글이 써졌군요. 결론은 이것입니다.

전문적인 도구는 표준을 지키면서 왜 비전문적인 것은 표준을 지키지 않을까요? 그래놓고 돈까지 내라고 합니다.심지어 선택의 폭을 없애버리기까지 합니다. 표준을 사용한다면 이러한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제발 "표준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지, 자랑하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표준을 지킵시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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